2015/12/09 21:34

"한번 해 볼래?" 직접만든 계란빵


아... 아야네루와 같은 시간대를 공유해서 정말 행복하다....
는 둘째치고 간만에 좋은 소재거리를 주신 아야네루님. 감사합니다.
(3년전 라디오긴 하지만)

그럼...



어쩌다가 이런 상황이 된걸까?
곰곰히 생각해보았지만 마땅한 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간단히 설명해보면, 평소 친하게 지내던 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얼마전에 안타깝게 극장 상영을 놓쳤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고, 어쩌다보니 녀석이 그 영화 DVD라면 가지고 있다고 해버린 상황? 그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던 와중에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싶다~ 라던가 라고 말해버렸는데 그 결과가 녀석의 방에서 상영회를 하게 되었다. 라는 결말로 진행되고 말았다.
그래, 이 정도면 간단히 정리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구태여 이것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 것은.
그 상영회가 단 둘만의 자리가 되었다는 것, 정도?
처음부터 단 둘은 아니었지. 사실 몇명 영화를 즐겨보던 친구들 사이에서 보자! 보자!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만만했던 녀석의 집으로 집합 장소가 정해졌고, 그렇게 모이기로 했는데.
『아, 민희야. 미안. 오늘 엄마가 갑자기 심부름을 시키셔서. 다음에 볼게, 아, 그리고 힘내!』
…뭘, 힘내라는 거야!
그러는 와중에 녀석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끊더니 말했다.
"다른 녀석들도 안된다네."
"…그래?"
보통 그런 상황이라면 다음 번으로 미루자, 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을테지만 어째선지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뭐, 어쩔 수 없지. 라고 말하며 나를 이끌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옆에서 살짝 뒤떨어져서 녀석의 뒤통수를 보고 걸으며 오만가지 생각을 해보았지만 딱히 녀석은 평소의 심드렁한 표정 이외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하긴, 둔하기로는 반에서도 가장 유명한 녀석이었지.
뭐, 그런 장점 때문에 녀석이 반에서 가장 인기있는 녀석 중 하나로 불렸는지도 모르겠다. 딱히 얼굴이 잘생긴 것도, 운동신경이 좋거나, 무언가 인기 있을 만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녀석은 그저 둔함, 아니 어떻게 말하면 무대포 같은 그런 성격 하나로 반 모두와 사이 좋게 지내는 역할이 되었다. 종종 있곤 하는 반 내에서 남자 그룹과 여자 그룹의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녀석인 것이다. 그런 탓에, 처음에는 녀석에게 끌렸던 여자아이들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이제는 아무래도 좋다.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녀석이 옆에 있어도 자연스럽게 걸즈 토크가 나오는 그런 상황에 까지 이르고 나서야 우리는 한동안 녀석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해주었지만 녀석은 그렇다고 남자그룹에 섞이지 못하는 그런 것은 아니었기에.
어쨌든,
"실례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인사를 하자 녀석이 웃으며 말했다.
"부모님은 지금 안계셔. 동생은 학원 갔을테니까 없을테고. 인사는 안해도 돼."
"……."
나는 진정한 다음,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녀석의 뒤를 따라 2층에 위치한 녀석의 방으로 향했다.
내심 방으로 향하면서 오늘 스커트가 좀 짧았던가, 머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했던가 하고 고민하던 찰나.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방문을 열어 들어간 후 자연스럽게 영화 DVD를 세팅했고, 이후에 나를 자리에 앉혀놓고 잠시 자리를 떠나서는 냉장고에서 보리차 패트병과 컵 두개를 가지고 돌아와 따라주었다.
그리고 그 이상의 무엇도 없이 녀석은 영화를 틀었다.
이런 상황에서 늘상 있을 만한 상황, 그런 것도 없이.
그렇게 시간이 갔다.
정말 아무렇지도 시간이 갔다.
녀석은 영화를 보는 동안 조용히 내용을 음미하는 타입인지, 이미 봤을텐데 나를 배려하는 것인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영화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나도 사실은… 사실은 이 영화 이미 어디선가 보고 말았지만, 그런 것은 녀석에게 알리지 않은체 그저 아무 말 없이 보리차를 홀짝이며 영화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총 120분의 상영시간 중 105분여가 지나고 슬슬 영화가 클라이막스에 다다랐다.
장면은 주인공과 히로인이 드디어 감격의 상봉을 이루고, 끌어안고 키스를 하는 장면이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중, 나는 무심코 든 생각을 입에 올리고 말았다.
"이 키스신, 좋다."
"그렇네."
무심코 내뱉은 말에 아무렇지도 않은 덤덤한 대답이 즉각적으로 돌아왔다.
나는 화들짝 놀라 옆을 바라봤지만 녀석의 시선은 여전히 영화 화면에만 꽂혀있었다.
이 녀석은 자기가 지금 무슨 말을 어떤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한 건지 알고나 있는 걸까!?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지만, 억지로 억누르면서 면밀히 몇초간 녀석의 표정을 살폈지만,
괘씸하게도 녀석의 표정은 너무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생각했다.
자동응답이야!? 그런거야!? 지금 장난하는거야!
그렇게 생각하자 문득 내 마음 속의 무언가가 활화산처럼 터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여자아이가 그런 말을 했는데, 네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그게 다야!?
그래서, 나는 이 괘씸한 녀석을 향해 한마디 더 내뱉어 주었다.
"저기."
"응?"
"한번 해 볼래?"














녀석은 내 사정도 몰라주고 재잘재잘 이야기를 떠들어댔다. 물론 나라고 해서 그런 것이 싫지는 않다.
아니, 오히려 이런 밤 중의 몰래 통화는 두근두근해서 더욱 기분이 좋다. 이런 행복한 시간이 계속되었으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방 밖에서 아버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숨을 죽이고, 휴대폰의 볼륨을 최대한 낮추고 스피커를 손가락으로 막았다.
쿵쾅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조금씩 다시 멀어지는 것을 느끼고 나서,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내일도 있으니까, 이제 자지 않으면."
『아, 그렇지. 미안.』
녀석은 너무나도 순수하게 나를 내버려주었다.
이건 어쩐지 이대로 버림 받는 기분이라 슬픈걸.
그렇지만 이쪽도 슬슬 끊지 않으면 안될 이유가 있다.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쉰 다음 녀석에게 말했다.
"누가 먼저 끊는건 싫으니까, 하나 둘 셋에 끊자? 하나, 둘, 셋!"
하지만 내 손가락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휴대폰의 화면도 마찬가지였다.
통화중, …00:30:56, 계속해서 올라가는 시간을 보면서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그것이 그렇게 약 30초정도가 흘렀을 즘,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왜, 그래? 끊는다고 했잖아?"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묻자 너털웃음과 함께 대답이 돌아왔다.
『네가 먼저 끊어주면 안될까?』
"나부터 끊기는 싫어."
그리고 진심을 전했다.
"하지만, 좀 더 이야기하고 싶은걸."






백합버젼은 나중에 삘받으면 써봐야겠습니다...
T.T연습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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