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1 12:31

생각하는 나는 존재한다.이는 참이다. 수다만빵 카레빵

※들어가기에 앞서, 필자는 이제 겨우 철학의 길에 입문한 철학도일뿐 '득의'를 터득했다거나(...) 많은 공부를 한 학생이 아닙니다. 아래의 이야기는 필자가 짧은 사유를 통해 얻은 의문이니 이에 관해서 자신의 견해가 있으신분은 자유롭게 비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혼자서 떠들어봐야 탁상공론이잖아요?

번역이 괴상(...)하지만, 데카르트의 말 한마디입니다.

오늘 과제를 맡아 이진경씨...의 모 저서를 읽으면서 데카르트 사상에 대해 회의론적으로 공격(...)을 해봤는데, 딱히 건진건 없고(데카르트를 깔만한 건덕지가 짧은 식견으론 신을 탈피했다면서 신을 찾는 이중성 뿐이더군요. 근데, 이건 사실 데카르트가 살았던 시대상을 생각해보면 당연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입니다. 데카르트가 고정관념을 깨고 대놓고 신을 부정할 수 있었다면, 그의 수많은 논설은 우리 앞에 없었을 가능성이 높죠. 넵. 금서처분되거나 화형당해서요(...))

그나마 좀 의문을 가진게 옛날(...)부터 생각해왔던 것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

영화 메트릭스...에도 비슷한 주제가 나왔던거 같은데.

인간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면 끝도 없이 들어가는데, 그 중 유일하게 확실한게 '내'가 이러한 '사실'을 '의심'한다는 '사실' 그 자체라는 이야기죠.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사실인지 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을 의심하는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그 '의심하는 나' 즉, '생각하는 나'마저도 그렇게 프로그래밍된 존재라면 과연 '나'라는 주체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요? 질문은 영원히 미궁속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나'라는 주체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이러한 질문은 끝도 없죠.

중세 이전에는 신이라는 존재가 나라는 존재를 만들었으니, 신이 존재하는 한 나 또한 존재한다고 했는데,
막상 신을 부정하고 나니 나라는 존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긍정할 '꺼리'가 없어집니다. 데카르트는 그래서 결국엔 '신을 의심하는 나'가 존재한다라고 말하는 것이기도 하고.

이에 관해선 신을 의심하는 행위 자체가 신에게서 독립된 자신이란 소린데,

만약 그 행위 자체도 신이 의도한 행위라면 어떠한가?

신이 그러한 행위를 시킬 이유가 없다고요?

아시다시피 악마 사탄도 신께서 인간을 시험에 들게 하기 위해 내려보내신 존재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한데 신께서 자신을 의심하는 시험 자체를 들지 않게 하실리 없죠. 성경에서도 누누히 '나를 믿느냐'라고 물어오기도 하는 거 같고(물론 전 성경을 제대로 읽어보질 못해서 정확한건 잘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대강 이러한 의문인데.




근데, 사실 이 의문은 훌륭한(?) 의문이지만 동시에 성립시키기가 어려운게

애초에 그래서 도대체 '나'라는 존재가 뭐냐? 라고 물으면 답이 없단 말이죠.

참된 진리가 뭔지를 알 수가 없어요. 왜냐고? 모든 걸 부정하고 의문을 가지는 회의론적 사고방식으로 물은거니까요. 답을 부정하는 질문 행위로 답을 찾는 것 자체가 모순이죠.

뭐, 그래서 결국 '나'라는 주체를 잡지 못하면 인간의 모든 행동양식을 설명할 수도 없으니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면 이러한 질문은 영 어이없는 소리일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내'가 배가 고파서 밥을 먹는 행위가 '나'에 의한 행위가 아니고 신이 그렇게 시켰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대답이 되는데, '신'도 없다면 도대체 '누가' '나'를 움직일까요? 질문은 당연히 '나'죠.


좀 두서없이 적어서 개소리에 가까운 이야기가 나왔는데, 결국 요약을 해보자면 이런 이야기.

1. 신을 의심하는 나 자체는 존재하기 때문에 나는 존재한다.
2. 하지만 신을 의심하는 나 자체도 신의 시험일 수 있기 때문에 신은 존재함.
3. 그래서 신이 어디있는데?
4. 데꿀멍
5.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면 나는 도대체 무슨 주체로 움직이는가?
6. 결국 한단계 낮춰서 '나'는 '나'이기에 움직일 뿐이다.
7. 물론 '나'가 모든 행위를 '나'를 주체로 하는 것은 아니지. 왜냐하면!
8.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까, '나'라는 '주체'가 '타인'이라는 '객체'를 통해 움직이기도 한다.
8, 뭔 개소리여 시발(...)

골치아프네요.

내가 하는 소린데 나도 뭔 소린지 모르겠군요.



덧글

  • 그냥 2014/09/11 15:49 # 삭제 답글

    전공이 인문분야가 아닌지라 잘은 모르지만, 관념론의 폐해를 경험하시고 계시는 듯.........

    1. 존재란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유물론적인 시각)

    첫째, 인간이라는 동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가시적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됩니다.
    둘째, 인간에는 수 많은 개체들이 있으며, 그 개체들은 저마다의 고유성(특징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셋째, 내가 인간에 속한다면(이건 생물학적으로 증명될 수 있습니다.) 나 또한 고유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넷째, 즉, 나는 고유성을 가지고 존재하는 인간입니다.

    2.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누구'라는 말의 정의(definition)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하지 않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니 온갖 주장과 말의 성찬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먼저 '누구'라는 말의 정의부터 확실하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카레 2014/09/11 16:47 #

    흠 그렇군요.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 스텔 2014/09/11 16:25 # 답글

    애초에 회의론적으로 데카르트를 공격하기가 쉽지 않은 건,
    그 유명한 Cogito 명제가 결국 회의론을 극단까지 적용해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지요.

    '나'는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셨는데, 사실 Cogito 명제에서의
    '나는 생각한다' 혹은 '나는 있다'라는 명제 자체는
    그러한 회의론의 결과에 가깝습니다.

    사실상 이러한 맥락에서 저 명제의 의미는
    모든 것을 회의하는 상태에서도, 모든 것을 회의하고 있는 나의 행위는 존재한다.
    라는 것이지요.

    '나'라는 존재가 단순한 동물이든, 신의 장난이든, 아니면 독립된 주체이든 다 상관없이
    모든 것을 회의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렇게 회의하고 있는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회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위의 데카르트에 대한 썰과 상관없이, 마지막 요약에 대해서 말씀 드리자면,

    1,2는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가 없는 문장이 되겠죠.
    (신과 관계없이 나 자신은 존재한다 <-> 나 자신과 관계없이 신은 존재한다)

    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각 단계의 가정을 무너뜨리지 않는 논리전개입니다.

    즉 이전 단계의 가정에서 모순이 생기기 때문에,
    이후의 논리전개에서도 어느 쪽을 따라가야할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
  • 카레 2014/09/11 16:48 #

    가정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ㅅ';;
    으... 이제야 막 시작하다보니 어렵네요
  • highseek 2014/09/11 16:32 # 답글

    2번에서, "하지만 신을 의심하는 나 자체도 신의 시험일 수 있다" 에서 "신은 존재함." 이라는 결론을 내는 건 신의 시험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였으므로 오류입니다.
  • 카레 2014/09/11 16:49 #

    저도 썰을 풀어보면서 무슨 개소린가 했는데, 그런 오류를 범했었군요. 지적 감사합니다.
  • TERESA 2014/09/11 17:25 # 답글

    4,8에서 뿜고 갑니다
  • 유빛 2014/09/11 23:34 # 삭제 답글

    의심하고 의심하더라도 그러한 의심 그 자체가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으므로, 그 의심의 원인인 나는 존재할 수 밖에 없고, 그러므로 나의 존재의 시작도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라는 의미에서 '그러므로 신은 존재한다'지, 데카르트가 요즘 태어났으면 '그러므로 빅뱅은 있었다'가 될지도 모르죠
  • 소소 2014/09/12 00:08 # 답글

    데카르트가 말하는 "나"는 주체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나가 아니라 그냥 나라는 존재입니다. 내가 프로그래밍이 되서 남이 생각하는데로 생각하는 나든 자주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게된 나든 그냥 "나"요. 내가 프로그래밍되서 남이 생각한데로 생각한다고 해도 나라는 존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왜 글쓴님의 생각의 흐름에서 주체라는게 나왔는지 모르겠고 5번부터 전혀 이해가 안 되네요. 그리고 데카르트의 회의론은 정말 현대 철학에서 대단한 업적이지만 그의 책에서 신 얘기가 나오는 때부터 그냥 무시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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